의사 포기하고 과학자의 길을 가는 카이스트 박사
대한민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의사를 포기하고 과학자의 길을 선택한 , 카이스트(KAIST)에서 바이오 및 뇌공학을 전공한 차유진 씨가 졸업식에서 대표연설을 한다.
대한민국에서 공부 좀 한다 싶으면 모두 의대 진학을 원하며 문과도 공대도 미래가 걱정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차유진 씨는 전문의를 포기하고 입학 19년 만에 카이스트(KAIST)에서 바이오 및 뇌공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어린 한자의 죽음을 보면서 의사로 한계를 느꼈습니다.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은 결국 과학기술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젊은 인재들이 세상을 바뀔 수 있는 건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차 씨는 지난 2004년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
입학한 뒤 타 대학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가 됐다. 의사의 길을 걷던 그는 골육종을 앓던 어린 한자의 죽음을 계기로 의사과학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의사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지만, 의사과학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고 말했다.
차 씨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결정의 특성을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규명하고 이를 활용한 뇌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다양한 전공 분야의 임상 의사 약 200명을 피험자로 참여시켜 수집한 데이터로 본질적인 기계학습 이론 개발을 시도한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다.
그는 “인간은 인공지능이 가진 고유한 학습 능력을 활용해 자신의 전문성을 계발하고,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 능력을 모사해 성장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서 “인간과 기계가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에 반응하면서 진화하는 단계까지 기술을 발전시켜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의사과학자는 임상 의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는 바이오의료 전문가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의과대학 졸업생 가운데 한해 1700여 명이 의사과학자로 육성되는 반면 한국은 30여 명도 안된다. 코로나 19 치료제를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를 만들어 낼 구있는 의사과학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나타난다. 반도체를 뛰어넘는 고성장의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한국의 글로벌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KAIST는 턱없이 부족한 국내 의사과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6년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KAIST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적극 지원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의사과학자 양성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목표를 향하여 미래를 그려보고 노력해 간다면, 미래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작품일 수 있다”면서 “꿈의 여정을 멈추지 말고 실패를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의 대열에 서려면 미래를 위해 투자가 이루어져,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만한 국가나 대기업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할 거 같다.
#의사과학자#KAIST#바이오의료#원자력및양자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