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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맛집/다양한 상식

슈만의 ‘시인의 사랑’

by 왔다 우부인 2023. 5. 10.

슈만과 클라라


세기의 사랑

당대 최고의 피아노 교사였던 프리드리히 비크의 문하에서 공부하고 있던 슈만은 스승의 딸인 클라라 비크와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전도가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보장되어 있던  클라라에 비해 무명의 작곡가 지망생이었던 슈만은 스승 비크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이후 끝없는 법정 공방이 시작하게 된다. 소송이 시작된 지 2년 후인 1840년에야 비로소 비크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허락하게 된다.



이 해에 슈만은 두 사람의 사랑의 결합을 노래하듯이 수많은 가곡들을 썼다. 이 한 해에 작곡된 가곡이 무려 140곡에 달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음악학자들은 1840년을 ‘가곡의 해’라고 부르게 되었다. 슈만이 스승 비크의 집에서 그의 어린 딸 클라라를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열 살이나 차이가 났다. 두 사람 모두 비크의 자랑스러운 제자였다. 그러나 슈만이 오른손에 이상이 와서 더 이상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된 데다 클라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자, 비크와 슈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클라라와 슈만 또한 슈만과 비크가 법정에서 대립할 때, 불안해진 클라라는 슈만을 버리고 아버지 편을 들기도 하였고, 절교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는 경쟁적이었는데, 둘 다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이자 또한 실력 있는 작곡가였다. 그 많은 독일 음악 중에서 독일 화폐에 초상화가 그려진 유일한 사람이 클라라 슈만이었다. 그만큼 클라라의 실력은 뛰어났다.


<가곡의 해>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이 맺어진 1840년을 ‘가곡의 해’라 불릴 정도로 슈만은 많은 가곡들을 작곡해 냈다. 특히 연가곡집을 많이 써서 이 분야에 큰 업적을 이루었다.
25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가곡들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이 탄생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시인의 사랑>

슈만은 이 작품에서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악을 붙여 작품을 완성한다. ’ 서정적 간주곡‘에는 하이네의 사촌 동생이었던 아말리에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순탄치 못한 사랑을 했던 슈만이 이 주옥같은 시어에 공감하지 못했을 리 없다. 작품 내에서 이원화된 자아를 투영하거나, 텍스트를 통해 자아를 투영하는 수법을 즐겨 썼던 슈만은 이 <시인의 사랑>에서 극적인 요소보다는 꿈결 같은 선율로 낭만성과 비극성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연가곡처럼 내용적인 연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완결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데 제1곡~6곡은 사랑의 시작을 제7곡~14곡은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15곡과 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망함과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다.

근대적 정신의 소유자

풍부한 환상과 문학에의 깊은 이해는 슈만을 독일 낭만파의 지도적 음악가의 한 사람이 되게 하는 요소였다. 다만 그 환상이 정신병으로 이어진 것은 비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때는 소강하던 정신병이 재발, 환상과 환청에 시달렸으며, 1856년 7월 29일 46세의 나이에 생을 마치게 된다. 슈만이 일찍 죽은 후에도 클라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일반 애호가들에게 슈만의 안내자가 되었다. 그녀는 슈만이 죽은 후 그의 가곡을 반주하면서 40년을 더 살았다.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 #비크 #시인의 사랑
#가곡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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