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의 일상 맛집/다양한 상식

쇼팽과 조르주 상드 (2)

by 왔다 우부인 2023. 5. 16.

마요르카에서의 삶

상드가 쇼팽을 돌보는 것을 마치 모성과 같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요양을 위하여 파리 사교계를 떠나기로 한 것은, 마치 오페라 <라트라비아라>의 비올레타가 알프레도를 위해 파리를 버린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상드가 병약한 애인을 위해 선택한 곳이 바로 마요르카였다. 그 섬은 그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함께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요르카섬의 발데모사 카르투하 수도원


그러나 마요르카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상드는 이곳에 두 아이도 함께 데려왔다. 먼저 준비되었던 집이 그들에게는 최악이었다. 결국 네 식구는 4개월 동안에 세 번이나 이사를 하느라고, 서로 사랑할 에너지를 잡다한 주변의 일에 낭비해버리고 만다. 즉 어느 집은 소음이 있어서 쇼팽이 견디지 못했고, 다음 집은 난방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 해 겨울의 마요르카는 생각보다 불편했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렸으며, 유난히 추웠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쇼팽의 창작열은 타올랐다. 바람이 많아 쇼팽이 ‘바람의 집’이라고 불렀던 곳에서 그는 후에 최고의 작품이라 불릴 곡들을 써나갔는데, 그것이 바로 저 유명한 <전주곡집>이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건물은 건물은 높은 언덕 위에 있었다. 한쪽에는 바네모사의 수도원이 있고, 뒤로 작은 ‘바람의 집’이 있었다.


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


쇼팽 먼저 세상을 떠나고 6년 후에, 상드는 자신의 인생행로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회상록 <내 생애의 역사>를 출판하였다. 거기엔 당시 상황이 섬세한 필치로 묘사되고 있다. “나는 쇼핑을 하기 위해 아들 모리스와 함께 외출을 했다. 그런데 비가 내리더니 점점 심해졌다. 게다가 갑자기 불어난 급류로 길도 막혔다. 그래서 우리는 길을 돌아서 평소보다 몇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도착했다. 집 지붕에서는 장대 같은 비가 기왓장을 때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는 슬픈 표정으로 피아노에 앉아서 빗방울 소리를 피아노로 치고 있었다.

그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말했다. ‘나는 이 비에 당신들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소’ 빗방울은 그의 가슴속에서 눈물로 변했던 것이다. 그는 세상이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드가 회고록에서 <빗방울 연주곡>은 제6번 B단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낙숫물 소리를 가장 잘 연상시키는 제15번 D플랫장조에 <빗방울>이라는 별명을 붙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에피소드 덕분에 <전주곡집>은 대중적으로 크게 유명해졌다.

곡들의 대부분은 상드와 마요르카 섬에 있던 2년 동안에 작곡되었으며, 여기에는 상드와의 사랑, 아쉬움, 상드의 아이들과의 갈등, 언젠가는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이 모두 스며들어 있다. 리스트는 이 곡을 가리켜 ”지금까지는 없었던 방법으로 이룩된 새로운 곡들 “이라고 말하면서, ”인간으로서나 예술가로서의 개성이 모두 빛나는 쇼팽의 창작력이 다 발휘된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결별

그러나 마요르카 섬에서 사랑의 기쁨을 누렸으나, 때마침 결핵을 앓던 쇼팽의 병세는 오히려 악화되었다. 화려한 사교 생활을 좋아하는 상드와, 내성적이고 고독에 침잠하는 쇼팽이 언제까지나 이러한 생활을 견딜 수 없었다. 이윽고 파리로 돌아간 두 사람은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상드의 딸 문제로 인한 언쟁, 신경질적이게 변해버린 쇼팽, 사랑에 지친 상드 등 다양한 이유가 돌고 있다.

쇼팽의 죽음

한결같은 예술에의 정진과는 반대로, 결핵은 쇼팽의 육신을 쇠약하게 하였다. 한때 병세가 조금 회복되어 그는 영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났는데, 그것이 그를 과로에 빠뜨려 생명의 등불을 예상외로 일찍 꺼지게 했다. 1849년 10월 17일, 39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이다. 쇼팽은 세상을 떠나고 유해는 파리에 묻혔으며, 20년 전 폴란드를 떠날 때 선사받은 고국의 흙이 그 위에 뿌려졌다고 한다.

조르주 상드와의 사랑에 빠진 시간은 쇼팽의 창작의 절정이었고, 많은 작품을 남기게 되었다.



#프레데리크 쇼팽 #조르주 상드 #스페인 #마요르카
#피아노의 시인 #24개의 전주곡 #빗방울 전주곡

'우리의 일상 맛집 > 다양한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72) 2023.05.24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60) 2023.05.20
쇼팽과 조르쥬 상드(1)  (43) 2023.05.15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 (1)  (62) 2023.05.11
슈만의 ‘시인의 사랑’  (28) 2023.05.10

댓글